한옥 문을 열고 만나는 가장 서울다운 다정함
서울 성북동 ‘스페이스 모다’ 표공자 호스트 & ‘67년 전통 손두부’ 유경선 사장님

동네를 가로지르는 천 옆으로 복작복작한 음식점들이 즐비하고, 담장마다 활짝 핀 장미가 맞이하는 동네. 성북동은 고층 빌딩의 세련된 모습 대신 사람 사는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스페이스 모다’의 표공자 호스트는 이런 서울의 다정한 민낯을 외국인 게스트들에게 소개하고 싶어 오래된 한옥을 고쳐 숙소를 열었다.

아파트에서 살면요. 동네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잘 안 들어요. 저희가 한옥으로 이사 오고 나서 좋았던 게 동네 사람들이랑 친해졌다는 점이에요. 여기 골목 앞에 늘 할머니 세 분이 나와서 앉아 계시는데, 서성이는 외국인을 보면 할머니들이 ‘모다? 모다?’하고 물으시곤 저희 집으로 안내해 주세요. 삶도 그렇지만, 여행에서도 사람과 만나는 시간이 중요해요. 그 시간을 길게 가져갈수록 여행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표공자 호스트
동네를 깊게 탐구하도록 안내하는 방법
동네를 깊게 탐구하도록 안내하는 방법
게스트가 성북동을 더 깊이 이해하고 동네 사람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표공자 호스트는 주변 사장님들과 손을 잡기 시작했다. 게스트를 자연스럽게 지역의 일상으로 스며들게 하는 첫 번째 단계는 숙소가 아닌, 동네 식당에서 즐기는 따뜻한 아침 식사였다.

관광지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 말고, 우리가 평소에 즐기는 진짜 ‘로컬의 맛’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런저런 시도는 많이 했는데, 그만큼 실패도 많았죠. 그러다 두부집 사장님께 저희 게스트들한테 식당에서 조식 서비스를 같이 제공해 보자고 연락을 드렸죠. 일단 사장님 음식이 진짜 맛있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시거든요. 저는 게스트들이 동네 골목 구석구석을 다니며 식당을 다니고, 카페도 가보고 그러면서 숙소가 있는 이곳, 우리 동네를 속속들이 경험했으면 했어요.
표공자 호스트

호스트님이 처음에 조식 서비스해 보자고 이야기했을 때, 이렇게 내 삶에 즐거움이 될지 몰랐어요. 열 명 중 한 명만 와도 좋겠다 싶었는데, 이제는 전 세계에서 어떻게 다 알고 찾아와요. 돌아가신 어머니의 두부 맛을 한국 사람이 아닌 외국인한테 제가 직접 대접할 수 있다는 게 감회도 새롭고. 동네 사람들도 밥 먹으러 왔다가 외국인하고 이야기 나누는 거 보면 한바탕 웃고 가고 그래요.
유경선 사장님







게스트들과 함께 세계 여행을 하는성북동 사장님들
게스트들과 함께 세계 여행을 하는 성북동 사장님들
표공자 호스트는 조식뿐 아니라 두부집 바로 앞에 있는 카페 사장님과도 의기투합해 게스트들에게 음료 쿠폰을 제공하며 한국의 고구마 라떼를 소개하고, 동네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역 아티스트의 갤러리나 서점에도 들른다. 이제는 조용한 동네 어딜 가도 심심치 않게 외국인들을 만나고, 가게마다 그들이 남기고 간 사진과 편지가 걸려 있다.

처음엔 일본 친구들이 오더니 프랑스인 교수님, 캐나다 딸내미, 인도 사람까지 정말 다양해요. 언어만 다르다 뿐이지 서로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 건 잘 알아요. 나랑 동갑내기인 프랑스 교수님 자크는 청국장도 참 맛있게 먹고, 같이 낙산공원 산책도 하고 그랬어요. 다들 저를 ‘한국 엄마’라 불러요. 고맙다며 돌아가기 전에 꽃도 사다 주고, 편지도 주고 그래요. 그분들이 자기 나라, 가족들 사진을 보여주고 그러는데, 세계 여행 안 가도 이렇게 우리 동네에서 다 만나니 얼마나 행복해요.
유경선 사장님

호스트님이 처음에 조식 서비스해 보자고 이야기했을 때, 이렇게 내 삶에 즐거움이 될지 몰랐어요. 열 명 중 한 명만 와도 좋겠다 싶었는데, 이제는 전 세계에서 어떻게 다 알고 찾아와요. 돌아가신 어머니의 두부 맛을 한국 사람이 아닌 외국인한테 제가 직접 대접할 수 있다는 게 감회도 새롭고. 동네 사람들도 밥 먹으러 왔다가 외국인하고 이야기 나누는 거 보면 한바탕 웃고 가고 그래요.
유경선 사장님